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聖誕祭)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것이라곤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血液)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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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던 김종길님의 '성탄제'라는 시인데..
그때 당시 나도 서른이 되면 저런 모습이겠구나~~를 상상했었네요..
예전에 서른이라는 나이의 이미지는 처자식이 있고 아이를 위해 눈밭도 마다 하지 않는
저렇게 어른이었던거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30살이란.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