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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도 적었지만, SKT 스마트홈에서 애플 홈킷(HomeKit)으로 갈아타는 중입니다. 제가 아마 투피 내에서도 나름 애플 생태계에 가장 깊숙히 빠져있는 사람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홈킷이 OS 레벨에서 통합되어 돌아가는 걸 경험해보니 SKT 스마트홈은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건의와 수정 요청을 도대체 SKT 고객센터로 몇 번을 했는데 뭐 하나 속시원하게 고쳐지지 않는 것은 덤. 그렇다고 홈킷이 끝내주느냐... 사실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애플이 홈킷이라는 걸 내놓은 게 iOS 8인데요. 기능이나 활용도 측면에서 많이 부족했습니다. 물론 지원 액세서리도 별로 없었습니다. 분명 OS 차원에서 지원한다고는 하는데,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부터가 치명적. 여기 프레임워크가 있으니까 쓸 사람들은 써라... 하고 방치해두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그래도 "가능성"을 보면서 계속 주시해 왔는데, 개인적으로는 iOS 10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기본을 갖췄다고 봤습니다. 모든 홈킷 기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홈"이라는 OS 기본 앱이 등장했고, 제어센터에도 한 자리가 생겼습니다. 4세대 애플TV가 있으면 홈킷 허브의 역할을 하면서 원격 제어 및 스케줄 실행이 구현되었습니다. 위치 기반으로 기기 작동을 실행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10.2에 이르러 기기의 변화 상태를 알림 메시지로 수신할 수 있는 게 가능해졌지요. 종합해 보니 비로소 홈킷이 iOS의 한 부분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저는 홈킷 기기들을 이제 구입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섰고, 행동에 옮겼습니다. 얼마 전 WWDC에서 iOS 11이 발표되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기조연설을 시청했는데... 생각보다 홈킷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원 가능한 기기 형태가 대폭 확충되었다는 정도. 수도꼭지 제어도 이제 가능해지나 보더군요. 아마 개폐 조절과 사용량 측정이 되는 스마트 수도꼭지 같은 게 나올 듯. 그런데 며칠 후 개발자 세션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몇 가지만 들어보면, - 사용자 단위의 위치 기반 제어(예를 들어 모두 집에 나가거나 일부가 나갔을 때 다른 명령 수행 가능) - 블루투스LE 기반 홈킷 기기의 반응속도 대폭 향상(3~5초에서 1초 이내) - 특정 시간 기준 몇 분 앞 또는 뒤에 실행하도록 설정하거나, 실행 지연 시간 설정 홈킷 제어에 있어서 불만사항으로 제기되던 문제의 상당수를 해결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 일반 개발자가 인증 칩 없이도 직접 홈킷 기기를 만들어 쓸 수 있도록 허용 - 상업용이 아닐 경우 인증 칩 대신 소프트웨어 인증방식으로 홈킷에 적용 가능 홈킷의 강점인 보안 관리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기기 개발을 활성화하겠다는 포석이었습니다. 아마 아두이노 같은 것으로도 개인용 공식 홈킷 지원 기기를 만들 수 있게 될 듯 합니다. 점점 재미있어 질 것이 확실합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지금 홈킷 관련 제품들을 국내에서 쓰려고 알아보면 몇 가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일단 원격 통제를 하려면 4세대 애플TV가 필요한데 국내 정발이 안 되었지요. 그냥 집안에서 기기들을 제어한다고 하면 필요가 없지만 이렇게 하면 아무래도 다른 홈IoT보다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그 외에도, 국내에서 홈킷 지원 기기로 정식 판매되는 것부터가 손에 꼽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필립스 휴(Hue) 조명 및 관련 제품군입니다. 신기하게도 국내 판매가격은 해외보다 쌉니다. 결국 기기들의 상당수는 해외직구로 충당해야 하는데, 전자기기로 취급되는 게 태반이라 1인 1기기 반입제한이 걸립니다. 모델명이 살짝 다르게 지르거나, 가족이 돌아가면서 주문하거나 하는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배송비 부담은 못 피하죠. 전기 제어 쪽 기기들의 경우(플러그, 조명 스위치) 대다수가 110V용으로 나온다는 문제도 직면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출시되는 경향의 영향입니다. 덕분에 우리처럼 220V 쓰는 유럽 쪽 사용자들이 애먹는 걸 봅니다. 잘 뒤져보면 프리볼트 제품들이 더러 있기도 하고 뒤늦게나마 220V용 제품이 등장하고는 있더군요. iOS 11의 변화로 인해 제품이 보다 다양하게 나오면 국내 출시도 많이 되면 좋겠네요. 현재는 고생을 좀 하면서 이리저리 구축해서 쓰고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사용기도 올려봐야죠. 그럼 이만 참고되셨길 바랍니다. 추천:피시키드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아모스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kenya AA 추천:더버기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Reconnect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율이시스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쮸니아빠 추천:파란하늘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표범 추천:디지털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godfocus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준이아빠 추천:후니훈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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