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다 보니 조금씩 가는귀도 먹는 것 같아 제가 막귀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던 LG G7이 아스팔트에 낙하하며 액정이 깨져서 은퇴시켰는데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들더군요.
LG quad dac 유전자를 가진 놈이라 오디오 기기로 재생의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Tidal을 설치하고 액티브 스피커에 물려서 흘러간 팝송을 몇 곡 들어봤는데 그저 그렇더군요.
이래서 LG폰이 망했나보다, 생각하다가 약간의 검색질 후에 다시 한 번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유료지만 uapp 앱을 설치하고 mqa 디코딩은 passthrough로 설정한 후 음악을 틀었습니다.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내 몸이 음악감상실로 텔레포트된 느낌이랄까....
같은 기기에서 이렇게 다른 소리가 나올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중국제 싸구려 스피커(swan1080)라 평소에 과장된 베이스라고 생각했던 저음들이 풍성하게 살아나고
고음도 투명하고 단단한 크리스탈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볼륨을 높여도 시끄럽지 않고 편안한 느낌이었습니다.
아파트만 아니라면 볼륨 최대로 올리고 하루 종일이라도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내가 여태까지 음악을 듣다가 금방 질렸던 게 음악이 안 좋아서가 아니라
손실압축으로 토막 난 소리들을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귀가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mqa코덱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있지만 mp3보다 우월한 방식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오디오 덕질을 시작하면 수천 만원도 우습지만
투피에서 잔뼈가 굵은 우리 geek들은 폐품재활용만으로도 Hi-Fi를 즐길 수 있지요.
전통의 오디오 명가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당근에서 LG폰 하나 구해서 신세계를 경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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