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칩셋 중, Bluetooth 4.0 BLE를 지원하는 TI사의 CC2540/2541 칩이 있습니다.

이것을 가져다가 모듈화시키고 S/W를 올려서 판매하는 곳 중 하나가 중국의 Jina Huamao Technology 라는 회사의 HM-10 입니다.

(마치 ESP8266 칩을 가져다가 모듈화시킨 ESP-12처럼)

HM-10 말고도 다른 시리즈도 좀 있지만... 본격 유명해진 것은 이것과 후속모델인 HM-11이지요.

HM-10은 편리한 AT 커맨드와 저렴한 가격, 안정적인 성능에... 때마침 주목 받던 아두이노의 열풍에 편승해서 큰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아두이노 덕에 그냥 칩셋만 파는 것보다는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모듈 형태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으니까요.

HM-10 모듈 자체로 쓰기도 하지만... 핀 피치가 작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 대상으로는 전원과 핀 아웃 설계가 된 플레이트에 붙여서 주로 팔리는 편입니다.

(특히 HM-10은 3.3V로, 아두이노는 5V로 통신하기에... 5V로 레벨 컨버팅 된 플레이트를 포함한 보드를 구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타국의 제품을 카피하는 것보다... 자국내의 카피가 더 횡행한다고 합니다.

이 HM-10도 유명해지니까 역시나 더 저렴한 짝퉁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HM-10도 저렴하지만... 그보다 더더욱 저렴한 호환품이 훨씬 많습니다.)

AliExpress를 뒤지다 보면... HM-10 호환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모듈이 아주아주 많습니다.

그래도 아주 미세한 차이 정도는 있습니다.

전원 관련된 부품 중 일부를 생략하거나 오히려 덧붙이거나 하는 수준인데...

그래도 pin-out만큼은 동일하게 해 놔서 사실상 겉보기 동작은 동일한 수준이라고 봐도 됩니다.

단... 중요한 한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펌웨어가 다릅니다.

물론 HM-10의 펌웨어의 인터페이스는 AT 커맨드 기반인 것처럼... 이런 것들도 나름 AT 커맨드 기반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AT 커맨드가 완전히 호환되진 않습니다.

제가 구입한 것은 AT-09 라는 제품인데... AT 커맨드의 6~70% 정도만 비슷하고... CR/LF 문자 처리부터 시작해서 파라미터도 미묘하게 다르더군요.

(비교 링크 : http://arduino-er.blogspot.kr/2015/12/hm-10-and-at-09-bluetooth-40-ble-module.html)

문제는... HM-10은 이미 유명해져서 관련 자료가 풍부한데 반해, 저가의 호환품들은 그렇지 못 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모듈간 차이는 순수하게 SW 차이일 뿐입니다.

때문에 동일한 SW를 올린다면 이런 번거로움이 없어지지요.

그래서 저가형 호환품을 사다가 HM-10의 펌웨어를 올리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사라집니다.

(오~ 이렇게 간단한 해결책이?)

그런데 막상 이걸 하려고 보면 또다시 난관이 있습니다.

HM-10은 펌웨어 업데이트 기능이 있어서 AT 커맨드와 전용 업데이트 툴의 조합으로 펌업이 자유롭습니다만...

저가형 호환품들에는 이런 기능이 빠져 있더군요.

(AT+SBLUP 명령)

때문에 HM-10 펌을 구해와도 올릴 수가 없습니다.

비록 호환품이 SW적으로 펌업을 지원하는 기능을 넣어 놓지 않았다 할지라도

대신 HW적인 해결책이 있습니다.

CC254x 칩은 ISP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전용 툴을 이용해 펌웨어를 직접 밀어 넣을 수가 있습니다.

CC254x 칩은 디버깅을 위한 핀인 P2_1과 P2_2을 이용해서 ISP 기능을 동작시킬 수 있는데...

다행이 HM-10 모듈은 이 핀을 위한 단자를 pin-out으로 빼 놨습니다.

HM-10의 7, 8번 핀이 그것인데... 호환품들도 pin-out은 동일하게 해 놨기에 역시 같은 핀을 사용하면 됩니다.

실제 사용할 핀은 전원을 위한 VCC, GND와 리셋을 위한 RST, 그리고 ISP 동작을 위한 디버그 핀 1,2... 총 5개입니다.

이제 마지막 문제가 남았습니다.

호환품들은 대체로 HM-10 호환 모듈만 팔기보다는... 이것을 플레이트에 얹어서 아두이노 등과 통신하기 위한 필수 핀만을 빼놓은 형태로 팔고 있는데...

당연히 디버그 핀은 뽑아 놓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핀은 HM-10 모듈에 직접 결선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동영상을 참조해 보세요. https://youtu.be/ez3491-v8Og)

 

저도 10개에 18.9달러에 한국까지 무배인 것을 알리에서 질러서 이렇게 잔뜩 왔습니다.

그런데 테스트 해 보니.... 블루투스도 잘 안 잡히고 동작도 좀 이상하고 특히나 알고 있던 HM-10의 AT 커맨드가 제대로 안 먹히더군요.

잘 못 샀다 싶어 돈 버렸다 생각했는데... 검색해 보니 이와 관련된 내용들을 찾을 수 있어서 펌업을 시도했습니다.

일단... 핀을 추가로 설치해서 RST와 디버그1, 2핀을 빼냈습니다. 나름 좀 이쁘게 만들어 놓는다고 작업을 좀 했지요. ^^

그리고 아두이노 우노에 HM-10 펌업용 코드를 받아서 올렸습니다.

그리고 펌웨어와 툴을 받아서 실행하면 끝~

잘 되더군요.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나머지 9개도 모두 핀을 땜질하려니 좀 거시기해서리...

게다가 이쁘게 실리콘 쉴딩된 것도 다 벗겨내기도 그렇고...

그래서 핀을 이용해서 다음과 같은 단자를 만들었습니다. ^^

이걸로 실리콘을 뚫고 해당 단자에 접촉하게 한 다음... 타이로 꽉 잡게 해서 펌업을 시도했습니다.

역시 잘 됩니다.

접점이 정확히 잘 안 물려서 한두번 씩 조정하며 개당 두어번씩 반복 시도해야 했지만... 여하간 결국 다 성공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