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출시된 모토로라의 국내 첫 발매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이입니다. 어떤 경위로 이걸 손에 넣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2010년 당시 첫 아이의 첫 걸음마를 동영상으로 남길 때 썼으므로 실제로도 10년 가까이 쓴 물건입니다.
해당 동영상은 저의 첫 유튜브 업로드이기도 하니 저에게는 나름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긴 기종입니다. 지금 기억나는 건 실사용 당시에도 엄청난 랙(반응속도 지연)이 있었다는 것. 하지만 720p 동영상 촬영이 가능했기에 그 해 말 아이폰3GS로 넘어간 후에도 동영상 촬영용으로 한동안 썼습니다.
이 제품을 기억하시는 분은 아마 아시겠지만 초창기에 구입 및 개통한 사람들 한정으로 멜론 무제한 사용(스트리밍 + DRM 음원 다운로드) 혜택이 주어졌습니다. 지금도 인증만 되면 여전히 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는 모토로이의 거의 유일한 생존 이유인 듯 합니다.
지금은 신규가입이 막힌지 오래인 월 4천 원짜리 PDA 데이터 전용 요금제에 이 녀석을 걸어놓고 인증해서 멜론을 써왔습니다. 한동안 기기 직접 인증을 안 하고도 잘 되어서 보관해 두었는데 얼마 전부터 다시 기기 인증을 요구하더군요. 그래서 꺼내봤더니... 부팅 불가.
대충 상황을 보니 배터리가 맛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옥X에 들어가서 뒤져보니 중고 배터리 파는 분이 계시더군요. 그래서 주문/수령 후 충전해서 돌려보니 보시다시피 잘 돌아갑니다.
통화 수신 화면 뜨거나 문자 알림 나오는 게 10초 가량 걸리는 랙은 여전하지만 기기 인증 임무는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제 배터리를 잘 보관해야겠네요.
여담인데, 하도 오래 되다 보니 뒷판에서 가소제가 흘러나와 엄청나게 끈적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시간 가량 열심히 닦아내니 좀 만질만해졌네요. 제품 설계한 사람도 10년 갈 것까지는 생각 안 하고 만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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