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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즈음에 제스플러스라는 PDA를 처음 접하고 이후 액심, M4300, 아이비 그 외에 다 기억도 안 나는 희한한 물건들로 저를 이끌어 준 공간이 투데이스피피시입니다. 참 좋은 분들 많이 만나고, 그분들께 세상 사는 법 많이 배우고 대한민국 온라인 커뮤니티 풍토에서 이런 공간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긴 세월 놀라며, 그 공간을 즐겼습니다. 누굴 원망하거나 비난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특히 투데이님께는 늘 고마운 마음이고요. ^^ 리더십에 대해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단지, 제가 좀 미욱해서 적정선을 지키지 못한 건 투피를 너무 믿었어요. 투피는 유토피아가 아닌데. 오프라인에서 찾지 못했던 관계를 여기서 풀어 버린 거죠. 너무 많은 이야기를 주책 없이 풀어 놓다 보니 제 개인 정보가 여기저기 무서울 정도로 공개돼 버렸네요. 누군가 원한다면 제가 수업하는 교실 앞으로 찾아올 수 있을 정도로요. 사회적으로 다른 견해를 가진다는 것이 얼마든지 자유로울 수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수십 년 편가르기가 곧 생존의 문제로 굳어졌던 환경에서 때때로 경악스러운 결과를 낳기도 하죠. 그건 누구도 자유롭지 못해요. 오늘은 휴업일입니다. 저는 일이 있어 출근을 했지만요. 휴일 거의 온종일을 들여 전에 썼던 글들 중 개인 정보를 찾아 지우다 보니 아, 정말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드네요. 마침 새해엔 큰 일거리도 떠안게 되어 전처럼 자주 투피에 들어올 수도 없을 테고 오늘 정리한다고 옛 글들 읽어 보니 살아 왔던 흔적이 부끄럽기도 하네요.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다가 옵니다. 20년 세월, 놀아 주시고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중간에 한 몇 년은 투피 없었으면 몸 가누기 힘들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은 제게 은인 같은 존재들입니다. 글은 오늘 밤까지 모두 지우겠습니다만, 댓글은 방법이 없네요. 가끔 아이디 없이 들어 와서 비회원으로 눈팅하는 건 용인해 주시고요.^^ 모두들 행복하시고, 지금까지처럼 아름다운 커뮤니티로 존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 ** 덧 : 글을 지우려고 봤더니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되는군요. 일일이 내용만 지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댓글도 다신 분들 추억인데 예의도 아닌 것 같고... 마침 제가 금년에 근무지도 옮겼고, 몇 주 전에는 이사도 했네요. 글은 그냥 두고 가겠습니다. 그럼 이만...^^ 진짜진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투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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