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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le #1 : 20201114_081725.jpg(175.2 KB), Download : 62 |
금요일 저녁에 게스트하우스 예약하고 전주로 뛰었습니다.수십년 된 여관이라는데 구도심 재개발 지구 비슷한 느낌이더군요. 좁은 계단이며 통로도 위아래로 단차가 있어서 계단처럼 오르내리게 되는 등 칠십년대 이층짜리 중국집에 가면 '뭐가 이리 복잡해?'하던 그런 느낌요. 마당부터 좁은 홀, 화장실, 복도 등 꾸민 것이 과하지 않은 느낌인 것도 마음에 들고 방도 깨끗하고 이불도 깨끗해서 잘 잤습니다. 나름 사람들 불러 모으는 관광지 게스트하우스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룻밤 자 놓고 긴 분석은 할 것도 없는데 이 집에 큰 개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들어갈 때부터 현관 옆 좁은 사무실에서 나오고 싶어 안달이 난 모습이 수많은 사람들 만난 여관집 개답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젊은 미남 주인이 못 나오게 하기에 그럴 것 뭐 있나 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일찌감치 퇴실하려고 짐 챙겨 로비로 나와 보니 주인은 잠시 출타 중인지 자리에 없고, 얘가 로비에 서성이고 있더군요.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아서 인사하고 주인 기다리려고 소파에 앉았더니 이놈이 와서 알아서 부비적거리는 겁니다. 아, 쓰다듬으라는 소리구나 싶어서 머리며 등이며 옆구리며 쓰다듬어 줬더니 아주 표정이 '헤에~ 좋다좋아. 더 쓰다듬으셈. 그렇지 그렇지~~' 이래요. 잠시 그러고 있다가 주인이 안 나타나길래 연락을 해야지 하고 스마트폰을 꺼내 전화를 했더니 이놈이 물끄러미 보더니 탁자 위에 놓인 열쇠꾸러미를 덥썩 무는 겁니다. 그러고는 터벅터벅 어디로 가요. 야, 그거 가져가면 안 돼 하고 따라 갔더니 방금 내려온 계단으로 스윽 올라가네요. 이놈이 눈치를 보니 주인한테 전화하는 것 같고 하니 제딴에는 방으로 안내를 해 주려고 했던 거지요. 킥 웃고 소파에 와서 앉으니 옆에 와서 부비적거리고는 또 가자고 돌아 보고 또 가자고 앞서 가고... 끝까지 열쇠 꾸러미를 놓지 않는 겁니다. 결국 주인한테 전화를 했더니 "아, 그거 그냥 두세요. 걔가 원래 그래요. ^^"하는 게 전날 저녁에 주인이 못 나오게 했던 게 이유가 있었네요. 자기가 주인 노릇을 하는 게 익숙한 개였던가 봅니다. 개 똑똑한 건 여럿 봤어도 여관집 개는 여관집 개답게 똑똑하네요. 어딜 다녀 봐야 이런 것도 보는 겁니다. 재미있는 체험이었어요. 근데, 나와서 차 타려고 코트 벗으며 보니 털이~~~~ 털이~~~~ 털이~~~~ -_- 어휴우..... -_-; 나중에 혼자 살게 되면 몰라도 집에서 개는 못 키우겠네요. * 사진에 쟤 입에 물린 게 열쇠꾸러미입니다. 물고 텁 텁 고쳐 무니까 침 묻어도 되는 손잡이 부분만 입에 딱 들어 가네요.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닌 것 같아요. ^^ 추천:SeeKeeR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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